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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 - 조금 별난 변호사의 농막사용설명서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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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 - 조금 별난 변호사의 농막사용설명서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장한별 (지은이) 
  • 출판사사이드웨이 
  • 출판일2023-02-28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자신만의 취향이 깃든 자연 속 공간을 만드는 법,
5도2촌(五都二村)의 풍성한 삶에 관한 꼼꼼한 기록

“저는 세컨하우스 대신에 농막을 선택했습니다.”
여섯 평 농막, 치유와 기쁨을 담은 ‘취미 농부의 놀이터’


도시 생활에 지친 나머지 귀촌을 꿈꾸거나 한적한 전원의 세컨하우스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밭에서 텃밭 농사를 지으며, 경작과 수확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이들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농작업 중 휴식을 위해 설치하는 연면적 20㎡ 이하의 아담한 공간, ‘농막(農幕)’에 관한 뜨거운 사회적 관심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도심 속 아파트에서 갑갑해하면서도 당장 삶의 터전을 시골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들, 비용 때문에 세컨하우스나 별장을 꿈꾸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사람들, 그러면서도 푸릇한 전원에서 다친 몸과 마음을 보듬고 있는 사람들에게 농막은 자연 속의 훌륭한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의 저자 장한별은 세종시에서 살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수년간의 준비 끝에 충남 공주시 의당면의 190평 땅에 농막을 올려놓았다. 그는 5도2촌(五都二村)의 삶에서 커다란 기쁨을 느끼며 아내와 함께 ‘파트타임 취미 농부’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이다. 이 책은 그렇게 자신의 밭을 마련하고 농막을 지어본 뒤 그 경험을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하고 상세하게 옮겨둔 ‘농막사용설명서’다. 개정된 농지법을 참고해 시골 땅을 사고, 수많은 업체의 제품을 비교해 농막을 고르고, 농막 안을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정성껏 꾸미고, 팜 가드닝 시설을 손수 설치해 텃밭 농사를 직접 지어나가는 과정과 각 단계마다 꼭 필요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즉 이 책에는 농막이란 터전을 준비할 때 필요한 모든 실용적·법률적 지침들, ‘농막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를 ‘조금은 별난’ 변호사라고 칭하는 저자 장한별은 농막 생활과 취미 농사로 배운 행복의 비결을 원고 안에 빼곡히 풀어놓는다. 그는 도시와 농촌을 오가며 자신만의 자연 속 공간을 가꿔냈고, 거기에서 채소와 나무, 가축을 키우며,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그 기쁨을 함께 누리는 중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밭에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책을 읽고 직접 일군 당신의 밭, 당신의 농막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도시에 사는 당신을 농촌으로 초대합니다.”

농막이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지금 농막 혹은 세컨하우스를 준비하고 있으신가요?
여기, 당신을 위한 ‘농막사용설명서’를 출간했습니다.


2022년 가을, 모델이자 방송인인 한혜진의 유튜브에는 ‘6평 꿈의 별장’이라는 썸네일을 단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2023년 2월까지 총 215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 콘텐츠엔, 한혜진이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강원도 홍천에 마련한 농막에서의 생활이 담겨있다. 그녀는 도시에서의 삶이 지칠 때마다 그곳을 찾아 편안하게 휴식하는 소회를 전한다. 예쁘고 정성이 담긴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 안에서 책도 읽고, 직접 수확한 채소로 차린 음식도 맛있게 먹는다. 도시민들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몇 년 전부터 ‘농막(農幕)’은 한혜진의 케이스처럼 도시와 자연을 잇는 공간으로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 농막은 농지법에 따라 농자재를 보관하고 농사 중 일시 휴식을 위해서 설치할 수 있는 면적 20㎡ 이내의 간이 쉼터를 뜻하는 바, 특히 이 공간은 코로나 시대 이후 도심 속의 밀집된 라이프스타일에 지친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이다.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의 저자 장한별에게도 마찬가지다. 2013년 변호사자격증을 딴 뒤 세종시에서 국책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저자는 전원 속 생활을 동경하게 된 스스로를 발견한다. 동시에 그는 도시 생활의 편리함도 잘 알고 있고, 자신이 도시에서 직장을 다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자신의 생활반경을 한꺼번에 시골로 옮기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도시 바깥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하면 되었겠지만, 그 일은 여러 측면에서, 특히 가계의 살림을 고려했을 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닫힌 실내 생활에 지친 나머지 자연 속에서 오롯하게 혼자 쉴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찾기 시작했고, 오랜 고민 끝에 농막을 선택한다. 꼭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세컨하우스라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농막은 자신이 원하는 자연 속 쉼터를 마련해줄 수 있으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삶의 방식, 즉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충남 공주에 아담한 밭을 사서 농막을 짓고, 아내와 함께 주말마다 거길 찾으면서 치유를 받는 5도2촌(五都二村)의 삶을 꾸려간다.

한적한 자연 속 터전, 자신만의 쉼터를 찾는 분들께는
‘여섯 평 농막’이 훌륭한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장한별은 「1부: 나는 왜 농막을 선택했는가」에서 자신이 왜 그토록 자연 속 공간을 원했는지를 찬찬히 살피는 일로 글을 시작한다. 전남 보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진학 후부터 기숙사와 하숙집, 원룸과 오피스텔 등등의 온갖 주거 공간을 경험한 후 2013년 작은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한다. 그는 탁월한 취향으로 집을 꾸미는 일에 애정을 쏟았지만, 어느새 그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과 대면한다. 저자가 사는 아파트에는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애착이 가도록 가꿀 수 있는 야외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1인당 누릴 수 있는 도심 속 자연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돌아보며, 등산과 캠핑, 차박이 왜 그렇게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우리가 자연의 공간을 찾는 것은 결코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신경건축학의 연구들은 우리의 뇌가 자연 공간을 체험할 때 커다란 정서적 위로를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나는 자연인이다>와 <건축탐구 집>, 만화와 영화로 큰 인기를 끈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작품을 즐기면서 자연에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랜다.
사람들의 세컨하우스에 대한 열망 또한 이런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또한 몇 년 전 자신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알고 한적한 전원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할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고민했다. 그렇지만 그의 최종적인 선택지는 세컨하우스가 아니라, 바로 여섯 평 농막이었다. 농막은 세컨하우스에 비하여 세금의 측면에서 훨씬 더 유리하고, 투자 비용과 관리 부담도 비교적 적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오랜 고민 끝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두 번째 집’이 아니라 ‘자연 속에 있는 쉼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의 세종시 집에서 왕복 1시간 이내에 다녀갈 수 있는 거리의 농촌에 있는 작은 밭을 구매해, ‘도시에 사는 파트타임 자연인’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이제 남은 건 반려자인 아내를 설득하는 일이다. 저자는 ‘배우자와 함께 내리는 선택’이라는 챕터(1부 8장)을 따로 쓸 정도로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말 취미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시작하기 전 미리 가족들에게 왜 하고 싶은지와 장단점 및 들어갈 비용과 노력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배우자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시골 땅을 사는 일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나와 어울리며 사귀고 싶은 땅을 어떻게 찾을까요?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21세기북스)에서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인 독일어 단어 ‘슈필라움(Spielraum)’을 소개한다. 이 단어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율의 주체적 공간’을 의미하고, 저자는 자신의 밭을 고르고 가꾸는 일을 ‘자신만의 슈필라움’을 찾는 일이라고 일컫는다. 장한별은 “물건과 달리 부동산, 특히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원형지’인 농지를 고르는 일은 문외한이 보석 세공 전의 원석을 고르는 것과도 같았”다면서, 자신이 충남 공주의 농지를 구했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히 정리한다. 그는 자신의 농막과 농막이 놓일 땅의 이미지를 최대한 구체화하며, 1)이동거리와 2)가용예산, 3)땅의 면적, 4)마을이나 이웃집에서 너무 떨어져 있지 않을 것, 5)도로에서 나는 차량 소음이 크지 않을 것 등의 다섯 가지 우선 순위에 따라 땅을 알아보았던 과정을 소개한다. 저자는 땅을 사고 농막을 지은 데 든 최종 비용을 사용처마다 세세하게 풀어놓으면서 시골 땅을 알아볼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어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의 「2부: 시골 땅을 사며 배운 것」에서는 땅을 사기 전에 유념해야 할 사항, 땅을 직접 보러 다닐 때 참조해야 할 지침, 시골 땅을 사는 세 가지 방법, 화장실과 정화조를 지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 등이 펼쳐진다. 특히 정화조의 연면적 합산 문제는 저자가 “농막을 짓는 모든 과정 중에서 가장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한 것처럼, 자칫 놓치기 쉬우면서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저자는 자신이 구매한 밭의 장점과 단점을 이용편의, 이용 가치, 투자 가치의 측면에서 상세히 평가하며 시골 땅을 알아볼 독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땅은 자기 자신에 대해 말을 하지 못하므로 어떤 땅이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지, 갖추지 못한 조건이 있다면 무얼 우선해야 하는지는 사려는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 저자는 “5도2촌 농막 생활 혹은 주말 세컨하우스 도전에서 땅을 사는 것까지가 절반”이며, “보통은 들어가는 비용 역시 절반 이상”이라고 말하며, ‘원하는 사용 목적과 가진 예산, 그리고 각 조건들 간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한다’는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땅을 구매할 때 시골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는다.


농막을 밭에 올려놓는 과정을 A부터 Z까지 전해드립니다
집처럼 편안한 농막을 꾸미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들은?


1부에서는 도시 속의 단절된 공동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왜 자연 속의 공간을 그토록 바라게 되는지를 분석하고, 2부에서는 직접 시골의 땅을 산 이야기를 풀었던 저자는 이제 「3부: 농막을 올려놓다」에서 본격적으로 농막을 주문하고 출고 받아 밭에 올려둔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장은 농막에 관심이 있고, 실제로 농막을 지을 계획이 있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내용, 그들에게 가장 실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챕터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또한 농막을 직접 설치하기 전에는 공장에서 만드는 농막 제품을 골라서 배송받아 밭에 내려놓으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이내 그 생각이 잘못되었던 것을 깨닫는다. 법령에 정한 농막의 규격을 준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 자연 속에 놓는 공간이니 밭이나 주변 환경과의 어울림, 농막의 배치에 따른 밭의 활용법도 잘 생각해야 한다. 농막 내부를 꾸밀 때 살필 사항도 한둘이 아니다. 3평의 작은 원룸도 인테리어 공사와 홈스타일링으로 방 꾸미기를 하니, 6평의 농막이 꾸밀 여지가 얼마나 많은지는 이 책의 3부를 읽으면서 분명히 실감할 수 있다.
저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막을 설치하기 전, 자신의 밭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지에 관한 개념설계(Concept Design)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슈필라움에 ‘Farmacy’, 즉 ‘farm(농가)’과 ‘pharmacy(약국)’을 합친 조어(造語)로 된 이름을 붙여두었다. 그리고 그 ‘Farmacy’를 “도시민이 근교의 작은 밭에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리며 일한 대가로 자기가 먹을 채소를 수확하고, 여름과 가을에는 과일나무에서 열매를 따며, 닭들한테서 달걀을 얻어 가는 놀이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이 개념설계에 따라 자기 밭의 중심이 될 농막을 치밀하게 구상해나간다. 반년 이상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회사의 농막 제품들을, 박람회장까지 찾아가며 고민했던 저자는 자신이 고려했던 최종 후보 모델들을 꼼꼼히 소개하고, 현관 쪽의 비 가림 공간, 높은 층고, 현관 바닥의 타일, 스위치와 콘센트, 전기와 조명, 개수대와 수전, 화장실, 야외의 평상 등등 농막을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특별하게 꾸민 경험담을 전한다. 이어서 농막에 상수도를 설치하는 방법, 농막의 출고 및 배송 현장 스케치, 농막 신고와 전기 인입하기, 농막에 필요한 가전제품 등의 여러 실용적인 내용을 정리한 저자는, 여섯 평 농막을 편안하고도 오감이 만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주목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3부에서 세부적으로 풀어놓고 있다.

“텃밭약국에서 치유 농사를 짓는 기쁨을 아시나요?”
다섯 마리의 닭, 서른다섯 그루의 유실수가 주는 행복


이 책의 마지막인 「4부: 텃밭약국에서의 치유 농사」에서는 저자가 3년차 농부 생활을 경험하며 자신의 밭에서 어떤 행복을 누리고 있는지가 따뜻한 어조로 풍성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이 장엔 농막을 지으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시골에서 취미 농사를 지으려는 이들에게 유익한, 구체적인 팁들이 가득하다. 그는 자신의 텃밭을 어떻게 구상했는지, 190평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소개하고, 취미 농사의 필수품인 세 가지 농업 시설, 즉 벽돌 틀밭, 스프링클러, 덩굴작물용 격자 울타리 틀밭(garden lattice)을 직접 만들었던 과정을 눈에 선하게 소개한다. 겨울의 농한기에도 농사일을 하기 위해서 고정식 온실을 설치했던 과정, 뽕나무, 모과, 살구, 플럼코트, 앵두 등 서른다섯 그루의 유실수를 정성스레 심고 가꾼 시간도 원고에 옮겨놓는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는 2022년 5월 입양을 받아 키우고 있는 다섯 마리의 백봉오골계 암탉, ‘백봉 오자매’다. 그가 팔을 걷어붙인 채 목수가 된 것처럼 닭장을 지어주고, 꼬박꼬박 귀중한 달걀을 낳아주는 오자매와 함께 겨울을 나며 오순도순 지내는 모습은 정겹고 훈훈하다.
취미 농사로 30종이 넘는 작물들을 심어봤던 저자의 농사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흥미롭고, 여러 생각거리가 가득하다. 그는 본래 가볍게 운동 삼아 정원일을 하듯 농사를 짓고자 했지만, 어느 순간 농사에 관하여 얼마나 많은 실수와 실패를 연발했는지를 안타깝게 고백하면서 농사의 기초를 쌓아가는 데 치열한 열정을 불태운다. 자연의 생태계에 최대한 가깝게 유지하는 자연순환 유기농법을 선택해 잡초, 해충과 전쟁을 벌이는 저자의 모습은 자못 비장하고, 농막의 이웃인 전업 농부들과 깊은 인연을 맺어가며 우리나라의 농업인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해가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다. 그는 이처럼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마련한 자신의 밭, 치유 농사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행복과 만족을 누리고 있는지, 자신의 정신 건강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를 4부에서 줄곧 강조한다. 자연 속에 있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채소와 나무와 가축을 키우고, 그 탁 트인 밭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농사의 수확물들로 만든 채소 샐러드를 그들과 나누는 일은 저자에게 진심으로 즐겁고도 뿌듯한 것이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오롯하게 어떤 일의 전체 과정을 경험하며 그것을 완성하고 그 성과물을 누리는 보람’을 자신의 농막에서 발견한 것이다.

농막: 지방 농촌이 도시민에게 보내는 초대권
우리는 어떻게 농촌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까요?


저자는 자신의 농막 경험담을 옮겨둔 이 책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에서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실적인 고민도 놓치지 않는다. 농막은 그 공간을 이용하는 개개인의 만족뿐만이 아니라, 우리 도시와 농촌의 관계에 대해 시사하고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이 수도권과 그 외의 지역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의 대다수가 인정하는 심각한 문제이고, 지방의 농촌은 급속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40세 미만의 청년 농업인은 지방 도시 한 곳의 인구수 정도인 31만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저자는 이 책의 1부부터 4부까지의 각 챕터 사이에 위치한 브릿지 내용들을 통해서, 주말에 농촌의 논밭에서 취미로 농사를 짓는 도시민의 숫자를 늘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무턱대고 귀농과 귀촌을 권할 것이 아니라, 시골의 강점을 명확히 파악해 도시민에게 그곳에서의 경험을 차근차근 쌓게끔 하는 일이 먼저라고 역설한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근교의 작은 밭을 사려는 도시민들을 농지 투기꾼이 아닌지 의심하는 입장에서 농막과 세컨하우스를 규제하는 농지법을 비판한다. 농막은 규제법인 ‘농지법’이 아니라 진흥법인 ‘치유농업법’으로 규율해야 하며, 가족과 함께 농사도 짓고 쉬다 가려는 주말·체험 영농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방향으로 농막 진흥 정책이 펼쳐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장한별은 자신이 선택한 농막이 도시와 농촌을 잇는 교두보가 될 수 있고, 현행 법제도하에서 농막은 지방 농촌이 도시민에게 보내는 ‘초대권’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으로 생생하게 체감했다. 그는 변호사로서의 법률적 지식과 대한민국의 지방 공동화 문제에 관한 오랜 관심과 식견으로 이 문제를 설득력 있게 분석해나간다. 당장 농촌으로 삶의 터전을 이동할 수 없는 대다수 도시민들도 자연 속의 탁 트인 공간을 향한 마음은 간절하다. 그들이 여건상 세컨하우스를 마련하진 못하더라도, 그들에게는 농사일의 보람과 농촌 마을의 생활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 마을에 사는 농업인 이웃들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바로 여섯 평의 농막을 통해서다.
농막이라는 초대권은 주말마다 그곳을 찾는 저자에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선사해주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농막을 통해 얻은 기쁨과 치유가 더 널리 퍼지기를 바랄 뿐이다. 도시에서 살지만, 언제든 자신이 가꾼 자연 속 쉼터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잘 알고 듬뿍 경험했기에.

저자소개

1979년에 태어나 전남 보성군 조성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2013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한국교통연구원에서 교통 분야 법제도를 개선하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세종시에 살고 있으며, 충남 공주시 의당면에 작은 밭과 여섯 평 농막을 마련했다. 주말에는 이 밭에서 아내와 함께 취미농사를 짓고 암탉 다섯 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 행복한 시간을 차곡차곡 모아 이 책을 썼다.

목차

서문



1부 나는 왜 농막을 선택했는가



1장 내 취향을 담은 집 꾸미기의 끝

2장 나만의 야외 공간이라는 사치재

3장 도시민의 야외 공간 단기 체류: 등산, 캠핑, 차박

4장 나는 왜 가끔 자연인이 부러울까?

5장 내가 가꿀 수 있는 자연 속 공간을 꿈꾸며

6장 여섯 평 농막 1

7장 여섯 평 농막 2

8장 배우자와 함께 내리는 선택



Bridge 1

세금이 따라오는 세컨하우스 대신, 농막을 선택했습니다



2부 시골 땅을 사며 배운 것



1장 나와 잘 어울리며 사귀고 싶은 땅 찾기

2장 그래서 얼마가 필요하냐면요

3장 땅을 보러 다니기 전에 확인할 것들

4장 땅을 보고, 고르는 법

5장 시골 땅을 사는 세 가지 방법

6장 내가 밭의 주인이 되었다니….

7장 먼저 좋은 이웃으로 다가가기



Bridge 2

농지 소유를 규제하는 농지법에서, 농사 체험을 권장하는 치유농업법으로



3부 농막을 올려놓다



1장 내가 원하는 공간: Farmacy

2장 무른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일

3장 어떤 농막을 사야 할까요

4장 나만의 특별한 농막으로 만들기

5장 물을 끌어오는 방법

6장 농막을 밭으로 모시기

7장 농막 신고와 전기 인입하기

8장 집처럼 편안한 농막 꾸미기



Bridge 3

농막은 세컨하우스가 아닙니다



4부 텃밭약국에서의 치유 농사



1장 농사는 취미로 짓겠습니다

2장 팜 가드닝에도 시설은 필요합니다

3장 겨울철 농한기에도 농사짓기

4장 무농약 텃밭 농사와 자연순환농법

5장 열매를 내줄 나의 꼬마 숲과 덤불

6장 밭에 두고 키울 수 있는 반려가축

7장 전체 과정을 경험하며 얻는 행복



Bridge 4

농막: 지방 농촌이 도시민에게 보내는 초대권



감사의 말

한줄 서평